2002년의 여름도 무척 더웠던 기억이 남니다.

당시 대구의 제 작업실에서 가끔 함께 작업했던 친동생같은 후배가
늦은 밤, 약간 취기어린 목소리로 
무더위속 안부로 시작한 이야기는 
그 시절 여름으로 이어집니다.

선풍기목에 얼음 주머니 달아 두고 
상의 홀딱 벗고 작업에 몰입했던 
그땐 그림밖에 몰랐나 봅니다.
가슴 아리지만 대견한 두 사람을
시간의 먼 발치에서 함께 봅니다.

복숭아 한 조각이 너무 맛이 좋아서
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복숭아 보냈더니
무더위도 잠시 잊고 추억까지 선물 받았습니다.
그저그저 감사합니다.

그 여름의 그림 한점으로 다시 여름을 만들어 봅니다.



20160807